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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마다 헷갈리는 설날 차례상 그리고 과학

극뽁 2021. 2. 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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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드디어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명절날 차례를 지낼 때마다 헷갈리는 게 바로 차례상 올리는 법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차례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차례는 ‘차를 올리면서 드리는 간략한 예’를 뜻하지만, 이는 차만 올리자는 뜻이 아니라 ‘술을 올리더라도 차를 빼놓지는 말자.’라는 의미입니다.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하는 상차림은 기본입니다.  흔히 제사 음식을 제수라고 하고, 제수를 격식에 맞춰 차례상에 올리는 것을 진설이라고 합니다. 제수는 각 지방마다 나오는 특산품이 달라 지방과 가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제수를 놓는 위치 또한 다소 다르기 때문에 제수 진설에 말이 많습니다. 

차례 상차림에도 음양의 법칙이 존재합니다. 제수품마다 나름의 의미가 있고 놓는 위치와 수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생선을 놓을 때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는 두동미서(頭東尾西)의 방향성을 갖는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동쪽은 남쪽과 더불어 양의 방향이다. 동쪽은 해가 솟는 곳으로 소생과 부흥을 뜻하므로 머리를 동쪽에 둔다. 반면, 해가 지는 서쪽은 동쪽과 반대되는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므로 꼬리는 서쪽을 향하도록 한 것이다.

또 음양의 원리에 따라 땅에 뿌리를 두고 얻어진 음식은 음(陰)을 상징한다고 해서 종류의 수를 짝수로 했고, 그 이외의 음식은 하늘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해 양(陽)의 수인 홀수로 맞추려고 했는데 한마디로 우주 삼라만상이 녹아든 상차림입니다. 

 

차례 상차림은 총 5열이 기본입니다. 각각의 열은 과거의 조상들이 먹어왔던 음식을 순서대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테면 시기적으로 가장 먼 수렵 · 채집 시대에 먹었던 음식을 의미하는 과일과 나물, 채소를 맨 앞쪽과 둘째 줄에 놓고,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익혀 먹었던 것을 의미하는 음식인 전류, 농경 시대에 들어서면서 먹었던 주식과 반찬을 의미하는 탕, 적, 메(밥), 갱(국) 등이 나머지 세 줄을 장식합니다. 

신위가 있는 쪽을 1열로 두고 시접(숟가락과 젓가락을 놓는 대접 또는 접시), 술잔을 올리고 설 차례상에는 밥 대신 떡국을 올리는 것이 특징으로 정면을 기준으로 떡국은 오른쪽에, 술잔은 왼쪽에 두고 시접은 중간에 올리셔야 합니다. 

적과 전은 2열에 두면 됩니다. 어동육서(魚東肉西) 원칙에 따라 생선은 오른쪽, 육류는 왼쪽에 놓는데 생선을 놓을 때는 두동미서(頭東尾西) 원칙에 따라 생선의 머리가 오른쪽, 꼬리가 왼쪽으로 향하게 해야 합니다. 

3열에는 어탕(생선탕)과 소탕(채소탕), 육탕(고기탕) 등 각종 탕류를 놓는데 왼쪽부터 육탕, 소탕, 어탕 순으로 올리면 됩니다. 

4열은 좌포우혜(左脯右醯) 원칙에 따라 왼쪽 가장 끝에는 북어와 대구, 오징어 등 각종 포를 올리는데 어포를 쓸 때는 배가 아래로, 등이 위로 가도록 두고 꼬리는 자른 뒤 바깥 쪽을 향하게 해야 합니다. 포 다음으로는 삼색나물, 간장, 김치 순으로 올리고 오른쪽 끝에 식혜를 놓습니다. 

5열에는 과일 또는 과자를 올리는 줄로 홍동백서(紅東白西) 원칙이 적용됩니다.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둔다는 의미로, 사과와 강정은 오른쪽에 둬야 하며 조율이시(棗栗梨枾)에 따라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곶감 순으로 올립니다. 

한편 제기에 과일을 올릴 때는 홀수로 올려야 하며 과일의 위와 아래를 한번 돌려 깎아 놓습니다. 삼치, 꽁치, 갈치 등 생선의 이름 끝에 '치'자가 붙은 것은 흔한 생선으로 여겨 제사상에 올리지 않습니다.

또 복숭아와 붉은 팥은 귀신을 쫓는 역할을 하므로 제사상에 놓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고춧가루와 마늘은 사용하지 않아요. 

 

차례상 과학

그렇다면 왜 차례상은 조율이시, 홍동백서, 어동육서, 좌포우혜, 두동미서로 놓는 것일까? 좌포우혜의 경우 포(脯, 말린 것) 종류의 음식보다는 혜(醯, 소금에 절인 젓갈류) 종류의 음식이 좋고, 어동육서 또한 육(肉, 육류)의 음식보다는 어(魚, 생선류)의 음식이 좋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두동미서는 미(尾, 꼬리)의 음식보다는 두(頭, 머리)의 음식이 좋은 것이니 좋은 것을 먼저 먹고, 자주 먹어야만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율이시의 경우 과일은 신위 쪽에서 가장 먼 줄에 있으니 약처럼 가끔씩 먹을 일이로되 뼈에 좋은 대추, 머리에 좋은 밤, 배에 좋은 배, 피부에 좋은 감의 순서로 좋은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홍동백서는 백(白, 흰색) 종류의 음식보다는 홍(紅, 붉은색) 종류의 음식이 좋은 것이니 먼저 먹고 자주 먹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함께 먹어야 몸에 좋다는 것을 자손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한 것이지요!! 조상들의 지혜는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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