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도감(病醫寶鑑)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위한 지침서

극복기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8개월 후 경과

극뽁 2021. 1. 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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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병의도감 극뽁입니다. 

오랜만에 저의 극복기를 올려봅니다. 

 

지난 2020년 4월 최초 병원 방문 이후, 8개월이 지났습니다. 

 

약은 꾸준히 먹고 있는 상태입니다. 3번 정도 약을 올리고 심리치료는 2달 정도 받은 뒤, 병원에만 다니고 있는 상태입니다. 2020년 10월 중간 검사를 다시 진행했을 때는 별다르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티스토리의 시작의 계기가 된 것이 바로 건강에 대한 중요성과 저와 같은 분들을 위해서 작은 도움이 되고자 시작하였습니다. 

8개월이 지난 지금의 상태는 제 스스로 판단하기는 좀 모호하지만 그리 나아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증 우울증에 불안장애와 공황장애 판정을 받은 계기는 역시 사람입니다. 사람에 대한 극한의 두려움과 공포로 비롯되어 자존감은 이미 상실한 체, 공포로 다가온거죠.. 

 

나아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약을 먹고 멍해지면서 떨림은 확연히 줄어들었고 스스로 약을 통해서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 그대로 제 자신이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더군요. 

 

좋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팀에 합류하면서 글을 쓰는 것을 권유했고 자연스레 글을 쓰면서 재미도 느끼고 구독자가 늘어나면서 소통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아내와의 관계도 많이 좋아져서 사소한 다툼도 이젠 더 이상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렇게 좋아지고 있다고 7개월 정도 지나면서 조금씩 불안해지지 시작하였습니다. 

 

얽힌 실타래가 풀려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조금씩 커져만 갔습니다. 왜 그럴까? 약을 먹고 있는데도 조금씩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은 왜 일까??

 

병원 원장님의 말씀이 떠 오르더군요.. '이 병의 근본적인 치료는 병의 근원으로 부터 멀어지는 것입니다.'

그땐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병과 이후 그 사람의 강한 압박에도 견뎌내고자 했으며 나름 견뎌왔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던 거 같습니다. 근본적인 환경은 변한게 없었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팀에 합류했던 것이 새로운 환경처럼 느껴졌던 것이고 그 환경이 조금씩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국 새로운 것이 아닌게 된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예전처럼 극도의 공황장애까지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만 조금씩 두렵습니다. 점점 늪에 빠지는 것과 같이 불안감은 제 정신을 좀 먹는 듯 합니다. 

병의 근원을 회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장으로서 코로나로 인해서 상황이 악화된 지금 무조건 회사를 나올 수 있는 상황은 못됩니다. 그럴수록 기계적으로 사고하고 제 자신을 버리고자 하는데 쉽지는 않네요. 더 나빠진다면 결국 선택은 해야겠지만 우선은 참아 보려고 합니다. 참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이번 주에 병원에 다시 갑니다. 원장님과 좀 더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약을 올리거나 다시금 검사를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에는 저와 같은 마음을 가지신 분도 계실테고... 이해를 못하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이해나 위로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적으로 힘 드신 분들이 만약 주위에 계신다면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위로보다는 들어주세요.

 

읽어주시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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