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도감(病醫寶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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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기

우울증 그리고 불안장애 두 번째 이야기_ 심리 상담 센터 첫방문..

극뽁 2020. 10. 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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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가를 낸지도 수일이 지난 어느 날 
지나온 시간만큼 꽤 오랜 기간 동안 멍 한 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약을 먹었다고 감기처럼 갑자기 증세가 호전되지도 않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결정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첫 번째 주말.. 
첫 심리 상담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알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아내가 여기저기 조심스럽게 알아보고 
잡은 곳이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운전을 하며 가는 길은 살짝 긴장된 마음이었습니다. 
뭘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심리 상담 센터 선생님과의 첫 대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상담은 먼저 물어보더군요.. 
부부 상담으로 할지? 아니면 혼자 할지를… 

전 혼자 먼저 상담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야기하다가 눈물이 쏟아질 거 같기도 하고
저의 나약한 모습을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한 시간의 면담..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현재의 상황과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인지? 
저의 유년 시절은 어땠는지? 등등 
다양한 내용을 물어 보더군요.. 

힘 없이 이야기를 이어 나갔습니다.
말이 되든 안되든.. 지금의 저의 이야기를 쭉 들어주시면서 메모를 열심히 하셨습니다. 
한 시간 동안 선생님과 면담 후, 아내와 함께 다시 30분 정도 면담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판단하는 저의 심리 상태와 앞으로의 스케줄 등에 대해서요.. 

부부상담보다는 저만 심리 치료를 받기로 했으며 매주 토요일마다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가는 길.. 아내는 저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으나 
바보가 된 듯.. 자세히 설명을 못했습니다. 
답답해 하는 듯한 아내의 마음을 알지만 저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처음이었기에 심리 상담이 저에게 도움이 된다.. 안된다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이야기를.. 가족에게도 말하기 힘든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과거와 
상처를 애써 포장하지 않고 덤덤하게 들어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던 거 같습니다. 
당시는 그것만으로도.. 저에겐 힘이 되었습니다. 



약 5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글을 쓰기가 쉽지는 않네요.
지금은 어쩌면 약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소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곤 하지만

이 또한 걱정이 됩니다. 언제까지 약에 의존해야 할지.. 

혹은 약을 중단했을 때... 다시금 증상이 재현되지는 않을지.. 

몇일전에 자기전에 먹는 약을 먹지 못하고 그냥 잠들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약도 출근을 서두르다가 급하게 약만 챙기고 회사에 와서 8시 30분 정도에 

약을 복용했습니다. 

 

그런데.. 9시 즈음부터 이유 없이 불안하고 초조해져만 갔습니다. 

전과 다르게 손에는 이미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고

심장이 뛰기 시작하더군요.. 

그런 상태를 2시간 정도 지나서야 조금씩 안정을 찾았습니다. 

두럽더군요.. 

그때 만큼의 불안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두러웠습니다. 

 

통계에 보니.. 우울증약을 임의 중단 시, 60% 이상이 이전보다 증상이 심해진다고 합니다. 

 

전..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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