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도감(病醫寶鑑)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위한 지침서

극복기

우울증 그리고 불안장애 세 번째 이야기

극뽁 2020. 11. 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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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나는 여행

  

정말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2달전에 썼던 글을 이제서야

꺼내 봅니다.. 

 

당시의 상황을 쓴 형식이라

그때의 저의 심리적 상황이 자꾸 떠올라

마음이 무거웠나 봅니다. 

대단한 글도 아닌데.... 

 

혼자 떠나는 여행

시작합니다.

병과를 낸지도 열흘이 지났습니다.

병원과 심리 치료 센터를 방문 이후,,,

호전된 것보다는 그냥 모든 것을 내려 놓은

상태가 계속 지속되었습니다.

 

저의 이런 모습을 저 스스로도 원한 건 아니지만

가족 또한 저의 모습에 조금씩 지쳐가는 것을 느끼집니다.

가족간의 눈치를 보면서 대화는 급격히 줄어 드는 이 상황..

 

그리곤 조심스레 아내가 꺼낸 말은

“어디 바람이라도 쐬고 와요…”

 

허탈했습니다..

저의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치료를 위해 병원과 심리 센터를

방문하는 것 외에 저 스스로 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멍하게 의미 없는 시간만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일까요?

사실 전 그 말이 듣기 좋지는 않았습니다.

절 걱정하는 마음에 하는 말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조금을 서글펐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다음날 새벽 4시…

조용히 일어나 미리 챙겨둔 옷을 입고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무작정 고속도로를 탔습니다.

 

어디를 가야 하나?

어이 없게도 무너진 자존감은 혼자 가는 목적지 조차

결정할 수 없을 만큼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 시간을 아무 생각 없이 달리다가 동이 틀 무렵..

막연하게 바다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강원도 강릉입니다.

 

한산한 평일.. 나 하나 없어도 아무 것도 달라질 것 없이

돌아가는 세상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도 미련스럽게도 배는 고픕니다. 

대충 끼니를 때우고  도착한 곳은 정동진이었습니다. 

한 곳에 오래 있지 못하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한시간 넘게

정말 바다만를 처다보았습니다.

그리고 택한 곳은 근처 가까운

괘방산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거기에서도 약 한시간을 

먼 바다만 처다보고 내려 왔습니다. 

 

고층 아파트에서 처다보는 산과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또 다른 산의 느낌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처음 느꼈습니다. 

그러곤.. 갈 곳을 정하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국도와 지방도로로 최대한 먼 코스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도착한 시간 밤 11시..

아내가 조용히 반겨주더군요.. 

 

그 모습에 

미친 듯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언제 잠든지도 모른체 그렇게 

혼자 떠나는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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